뮤지컬 안나 카레리나 취미와 생활

한 달 전 동아리 남은 예산 정리하면서 예매한 공연,

예술의 전당에서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왔다.

갑작스럽게 분당 장례식장에 다녀와야 되서 끝까지 보지 못하고 2장 중간쯤 일어서야 했다.

... 아쉽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ㅠㅠ

마지막 피날레 장면도 상상하는 그 수준으로 묘사되었으리라...

톨스토이 원작에서도 그러하듯 안나와 브론스키, 레빈과 키치의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물론 비중은 대중의 관심이 그러하듯 안나의 씬에 더 치우쳐 있다.
배경으로 차가운 기차의 바퀴가 처리되곤 하는데(쇳덩어리를 두드리는 죄의식의 상징처럼), 당시 문명의 발달을 상징하는 신기술. 기차에 대한 반발감을 보여주면서 또한 안나와 브론스키의 만남, 사랑의 확인, 이별(사랑의 복수) 모든 중요한 시작과 끝이 기차역에서 순환하듯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그들의 사랑이 평온하지는 않다는 복선을 충분히 보여준다.

내가 최고로 꼽는 장면은 레빈의 풀베기!!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ㅎㅎ (가장 흥겹게 몰입했다. 충분히 초시간을 경험할 정도로)


짧게 스토리를 축약하다보니 안나의 임신이나 브론스키와의 유럽여행, 레빈의 형 스토리 등이 삭제되었는데 그로 인해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원작의 내용을 잘 알고 괜시리 비교하면서 서운해 하기보다는 차라리 속편하게 이 뮤지컬만을 보는 것을 추천하고도 싶다.
하지만 그런 관객들의 뇌리에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두 젊은 남녀(유부녀)의 사랑의 노래만 남지 않을까...
아니다. 차라리 이 뮤지컬의 핵심은 그것이다. 주연배우들의 멋진 의상과 노래. 그것만으로도 비용을 지불하기에 충분하다.


MC는 최악의 배역.
극의 빠른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였을지 모르겠으나 그의 존재로 인해 19세기 혼돈스러웠던 러시아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커스 혹은 댄스클럽으로 가볍게 들어와 버렸다.
그의 메인 테마. ‘약속을 지켜라는 아무리 현대적으로 각색하였음을 감안하여도 매우 생뚱맞다. 샤우팅보다는 읊조리는 베이스 처리가 효과적이었을 수도... 혹은 아예 이 배역을 없애고, 자막처리를 하는 것이 나았겠다.

 

개인적으로 모스크바 오페레타시어터의 음악은 나의 정서와는 맞지 않았고, 배우들의 아름다은 목소리들이 하모니를 이루지 못하고 공중에 흩뿌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음악은 시종일관 불편했고, 합창의 경우에는 더욱 심했다. (소장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다... 이것은 뮤지컬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최근 트렌드인 영상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빠른 전환들이 이루어졌는데, 그 때문에 더욱 무대 세트를 이동시키는 사람들의 느림이 부각되면서 몰입을 자주 끊었다.


하나만 꼭 보아야 한다면 함께 상영되고 있는 햄릿 얼라이브를 보시라 권하고 싶다.(얼마 안남았다)

 

안나 카레리나. 성공하기에 참 어려운 뮤지컬이다. 그만큼 소설의 섬세함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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